한 계단을 올라가는 것, 힘겨움과 피로함을 제쳐두고 한 단계 성장하는 것.
8차선 다리 위 내 시선이 향하는 반대편에서 한 무리 중에서 하나가 무전기로 내 시선이 향했던 곳으로 신호를 보낸다. 차들의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렸는지 다시 무전을 보내고 폴짝폴짝 뛰면서 소리를 지른다.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소녀가 마흔 걸음도 뒤에 있는 계단을 향해 뛰고 우뚝 서있던 모서리 난간을 잡고 휙 하고 방향을 돌려 계단을 힘차게 내려갔다 힘겹게 오르기를 반복한다. 얼마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? 아마도 벌써 수십 번은 한 것 같다. 왜 같은 동작을 행위를 여러 번 하는지, 나는 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지 모르겠다. 그러던 찰나 무수한 반복 후에 반대편의 무리에서 나는 소리 “오-케이-!” 그럼에도 나의 시선이 향하는 곳의 소녀는 여전히 계단을 오르고 내린다. (60s 노출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