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쉬가 무하마드 알리(Muhammad Ali)를 찍은 사진. 한국에서도 전시된 적이 있는 사진입니다. (진품이었는지, 한국에서 프린트된 사진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.. 아마도 후자였을겁니다)
카쉬의 사진을 보면 인물을 내면을 그만큼 극적으로 끌어내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. 이 사진이 촬영되었던 1970년은, 1967년 알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해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긴 뒤 3년간의 공백기의 마지막입니다. (1970년 10월 26일 타이틀을 되찾으며 재기에 성공했지요) 사진 속 검둥이(Negro)는 사진 밖으로 튀어나올 듯 공격적인 자신만만함 속에 왠지 모를 열등감과 위악을 느끼게 합니다. 카쉬 스스로도 알리를 '공개적인 증오를 받으며 살아온 사람'이라고 말했으니까요. 저 개인적으로는 카쉬의 작품 중 해밍웨이의 초상과 함께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입니다. (카쉬가 촬영한 처칠의 사진은 너무 유명하니까 제쳐두겠습니다. ㅎㅎ)
여기에서 개인적인 궁금증. 앞에서 언급했던 '어떤 위악 혹은 열등감'이 읽혀지는건 알리가 그렇게 늘 스스로를 부풀리고 다녔기 때문에 카쉬가 그걸 잡아낸 것일까요, 아니면 자신만만한 카쉬의 모습 속에서 카쉬가 잡아낸 편린일까요, 아니면 저 혼자서 제멋데로 느끼고 있는 투영의 결과일까요...?
사진... 하면 할 수록 어렵습니다.. ^^;;;